황조가
유리왕
翩翩黃鳥(편편황조) 훨훨 나는 꾀꼬리들이어
雌雄相依(자웅상의) 너희들은 암수 서로 화합하는데
念我之獨(염아지독) 나 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니
誰其與歸(수기여귀) 그 누구와 같이 노닐거나
안타까운 심정과 쓸쓸함을
한 수의 詩로 표현하였는데 이것이 황조가이다
고구려 유리왕은 고려시조 주몽의 원자로서
마루 밑 일곱모진 주춧돌 밑을 파 부러진 칼을 갖고
졸본천으로 내려와 주몽에게 바치니 주몽이 갖고 있는
부러진 칼과 맞춰보니 틀림없이 자기가 묻어 두었던
칼 한 쪽이라 기뻐하며 그날로 유리소년을 왕자로 삼았다
이 소년이 곧 유리왕이다
유리왕 즉위 2년 왕비 송씨가 세상을 떠나자
왕은 골천 사람의 딸 하희(禾姬)와 한나라 사람의 딸인
치희(雉姬)를 계실로 맞이하는데 두 여자가
한 임금을 섬기게 되니 질투의 싸움이 매일 벌어졌다
왕은 두 개의 궁을 지어 한 궁에 한 사람씩 살도록 하여
두 사람 사이의 사랑 싸움은 잠시 잠잠해졌다
어느 날 왕은 기산으로 사냥갔다가
사냥에 몰두하여 7일간이나 돌아오지 않았다
이 틈에 화희와 치희는 질투 싸움을 한바탕 벌였는데
화희가 너 같은 한인의 천한 계집이 감히 무례하게
덤벼들다니 하면서 치희에게 몹시 모욕적인 언사를 썼다
치희는 참다 못해 자기 집으로 도망가고 말았다
왕이 사냥에서 돌아와 보니 사랑하던 치희가 보이지 않는지라
연연한 정을 잊을 수 없어 치희의 집을 찾아가 달래 보았으나
치희는 눈물어린 얼굴로 모욕의 노여움을 풀 수 없어
영영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지라
할 수 없이 쓸쓸히 홀로 환궁할 수밖에 없었다
때마침 화창한 봄날이라 한 고개를 넘어
잠시 쉬고 있을 때 신록이 우거진 버들가지에
황금같은 꾀꼬리들이 짝을 지어 훨훨 날고 있었다
왕은 미물인 새들도 저렇게 화합하게 노는데
나는 홀로 쓸쓸히 돌아가게 되니 정말 안타깝구나
왕은 이 안타까운
심정을 한 수의 詩로 담았는데 이 詩가 皇鳥歌 이다